이재명 “정책, 유용성이 최고 기준”… 실용주의 강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선집중 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대선 출마 공식 선언

“모두 함께” “국가주도 성장”
K-이니셔티브 비전 제시도

유튜브 통해 다큐형식으로
스웨터 차림… 친근함 강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따뜻한 봄날을 함께 만들어나가자”며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실용주의’를 기치로 민생을 강조하고, 국가 주도의 신성장 투자를 통한 ‘회복과 성장’, 그 과정에서 ‘K-이니셔티브’를 비전으로 제시하며 지도자로서 안정적 면모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 출마 선언 영상은 과거 2차례 대선 출마 선언과 방식·내용 면에서 모두 달랐다. 시작부터 이 전 대표가 아닌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광장에 모였던 국민의 모습을 비췄다. 이어 옅은 색 스웨터 차림으로 등장한 이 전 대표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인터뷰 방식으로 따스하고 친근한 모습을 강조하며, 단순히 준비한 원고를 읽는 이제까지의 출마 선언과 차별화를 뒀다.

내용 역시 이전과 달랐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소년공 시절 일했던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재벌 개혁’을 부르짖고, 20대 대선에선 ‘이재명은 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을 외쳤던 이 전 대표는 이번엔 ‘위대한 국민’의 ‘진짜 대한민국’을 역설하며 ‘모두 함께’에 방점을 뒀다. 재벌과 서민을 편 가르고, 약자와 강자를 구분 지었던 이 전 대표가 이번엔 계층·이념·성향 구분 없이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사회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먹고살기 어려워져서 그렇다”고 짚으며 경제성장과 민생 회복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국가적 차원의 대대적 투자를 ‘경제적 양극화’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먹사니즘’과 ‘잘사니즘’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실용주의’를 역설했다. 그는 “어떤 정책이 누구 생각에서 시작된 것인지는 의미가 없다. 어떤 것이 더 유용하고 더 필요한지가 최고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가 비전으로 ‘K-이니셔티브’를 제시하며 “여러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경선 캠프 인선을 발표하며 ‘K-이니셔티브’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선 캠프 대변인으론 강유정 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들도 대권을 향해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르면 이주 주말 ‘통합과 연대’를 기치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 의사를 밝혔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한편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는 이날 2차 회의를 열어 경선 규칙을 확정한다. 비명계는 대통령 후보를 100% 국민 투표로 뽑는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요구하고 있지만 ‘당원 권리 보장’ 기조에 따라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정우·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