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AI 컴퓨팅센터’에 국산 반도체 활용… ‘관세 리스크’ 돌파

■민·관 합동 대응책

소부장 기업 경쟁력 제고 위한
트리니티 팹 구축도 본격 착수

정부가 구축을 추진 중인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에 국산 반도체 활용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 칩 제조 기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협력하는 ‘트리니티 팹’ 구축에도 본격 착수한다. 자동차·철강에 이어 반도체 업계에도 곧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가 선제적으로 민·관 합동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종합 반도체 기업, 소부장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반도체 산업협회 등과 만나 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미국 정부가 지난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데 이어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 도입도 예고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품목 관세 도입과 관련해 “아주 곧”(very soon) 이뤄질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 품목은 대미 수출 품목 중 자동차, 일반기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는데 미국 측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 관세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통상환경 변화와 리스크에 대응해 △수출애로 긴급대응 △투자 인센티브 강화 △생태계 강화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지원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에 국산 반도체 활용을 확대하고, 중동·동남아의 AI 데이터센터 등 수출활로를 개척할 방침이다. 또 수입에 의존하는 소재·부품에 대한 비용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 팹 구축 사업체인 ‘트리니티 팹’과 관련, 상반기 중 운영법인을 설립해 팹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 트리니티 팹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총 9000억 원(민간부담 포함)을 투입, 정부·칩 제조 기업·소부장 기업이 삼위일체(트리니티)가 돼 첨단 반도체의 빠른 양산과 산업 경쟁력 제고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소부장 개발제품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트리니티 팹이 연구·개발(R&D) 및 인력양성의 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도모할 계획이다. 또 첨단산업 특화단지 전용 대규모 R&D 사업을 기획·추진하고 팹리스 기업의 성장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회와 협의해 ‘반도체 특별법’의 조속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