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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1차 컷오프 ‘역선택 방지’ 포함… 유승민·안철수 불리해져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 후보 경선과 관련, 1차 컷오프(예비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 100%로 4인을 최종 선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다시 2인으로 압축하는 2차 경선에선 4명 중 1명이 과반 지지를 받으면 양자대결을 하지 않기로도 했다. 다만, 모든 경선 과정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로 해 ‘그들만의 반장선거’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해보면 역선택 방지 조항 적용 여부에 따라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른바 ‘빅4’ 진입에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 직후 대선 경선 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1차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 100%로 4명으로 후보를 압축하고, 2차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을 50%씩 반영해 다시 2인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최종 경선에서도 당심과 민심을 50%씩 반영해 최종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식이다. 다만 4인 경선에서 한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50%를 넘기면 양자대결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선 일정과 관련해선 14일부터 이틀간 후보자 접수를 한 이후 16일 경선 진출자를 최종 정한다. 오는 22일 1차 경선 진출자(4인), 29일 2차 경선 진출자(2인) 발표다.하지만 비대위는 모든 경선 과정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유지하기로 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오 시장 대신 유 전 의원의 ‘빅4’ 진입 가능성이 컸던 상황이었다.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6∼7일)에서 전체 순위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16%, 유 전 의원 15%, 한동훈 전 대표 11%, 홍준표 대구시장 11%, 오 시장 8%, 안철수 의원 7%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에서는 김 전 장관(24%)을 가장 선호했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이 각각 14%였고, 한 전 대표는 13%다. JTBC·메타보이스(5∼6일)에서도 전체 응답자는 김 전 장관 14%, 유 전 의원 11%, 홍 시장 10%, 한 전 대표 9% 순이었다. 인용한 조사는 모두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정선·서종민 기자
- 윤정선 기자 외 1명
- 2025-04-10 12:07
김문수 “피고인 이재명 잡겠다”… 오세훈은 13일 출마 선언 범보수 대선 후보군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바로잡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도 대선 출사표를 던지고 국민의힘 예비경선에 뛰어들었다.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 아니겠나”라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고, 그에 대한 반감이 강한 국민의힘 지지층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김 전 장관은 또 “대한민국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며 “친북·반미·친중·반기업 정책만 고집하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세력이 우리 사회에 잔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에 앞서 국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만나고 당에 복당을 신청하며 경선 준비에 들어갔다.이 지사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힌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자유 우파가 가진 감동과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이철우로 이재명을 이긴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이 지사도 당심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심은 ‘본선 경쟁력’을 보면서 대선 후보를 택해왔고, 윤 전 대통령도 그래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누가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지 당원들은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윤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유 시장도 “갈가리 찢어진 대한민국을 잇는 사람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유 시장은 “정치가 좌우로 분열되고, 국민 반목을 조장하는 지금의 한국,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국가 위기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통합의 길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대선 출마를 원하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일 30일 전 사퇴를 해야 하지만, 유 시장과 이 지사는 당내 경선 단계에서는 신분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전날(8일) 안철수 의원에 이어 10일 한동훈 전 대표, 13일 오세훈 서울시장, 14일 홍준표 대구시장 등도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 서종민 기자
- 2025-04-09 12:10
홍준표 “본경선 4자대결 해야”…유승민 “완전국민경선 필요” ‘6·3 대통령 선거’에 뛰어든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20여 명에 달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준비 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1차 논의한 ‘경선 룰’ 방안에 대해 벌써부터 후보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2명으로 좁힌 다음 결선을 치르고 본경선을 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데 대해 “양자 경선 운운은 탄핵 대선판을 모르는 사람들의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원샷 4자 경선으로 가야 한다”며 “4자 경선을 하면, 3·4등을 합류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고 2등은 자연적으로 합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홍 시장은 “탄핵 대선의 본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고 양자 경선하면 감정이 격앙돼 경선 후 봉합에 시간을 보내다가 본선에 참패한다”고 했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경북지사 측 관계자도 “본경선에 올리는 전례대로 예비후보는 4명이 아니라 8명이 돼야 한다”며 홍 시장 의견보다 더 많은 수의 예비후보로 본경선을 치르자고 주장했다.본경선 룰을 둘러싼 이견도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당 선관위와 지도부에 “‘완전국민경선’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본선 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소위 ‘당심’과 괴리가 있는 유 전 의원 입장에서는 일반 국민의 비중을 높일수록 더 유리해지는 면이 있다. 안철수 의원도 “‘민심 5’ 대 ‘당심 5’의 현행 룰에서 국민 참여를 8대 2식으로 높이고 토론 등으로 흥미를 끌 만한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거들고 나섰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 서종민 기자
- 2025-04-09 12:10
안철수 “尹과 단일화 했던 것 반성…경제·일상 복구하는 ‘시대교체’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8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윤석열 정권의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반성과 혁신을 기본으로 국민통합에 적극 나서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다른 잠룡들은 아직 출마 선언 시점을 조율 중이거나 뒤로 미루면서 ‘최적 타이밍’을 노리는 모습이다.안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제와 일상을 복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일소하는 ‘시대 교체’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을 도와 단일화를 했던 사람으로서 깊은 반성과 사과를 드린다”고 12·3 비상계엄 및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불거진 사회 갈등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성공하기를 누구보다도 열망했다”면서도 “그러나 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안 의원은 “대한민국 갈등에는 정쟁을 유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며 “그런데도 계엄과 탄핵이라는 대혼란에 국민은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동의는 하지만 이 대표를 지지하지는 않는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으로서는 네 번째 대권 도전이다.다른 잠룡들은 출마 선언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우선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는 11일 시장직에서 퇴임하고, 14일 출마 선언을 하는 일정을 잡은 상태에서 미리 공약 사항을 펴내며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10일 출마를 선언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대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유승민 전 의원 또한 출마 선언에 앞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선은 경제 대선”이라며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며 군불을 땠다. 시장직 사퇴 시점을 재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근처에 대선 캠프를 위한 사무실 임차 계약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여진이 가라앉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타이밍을 잡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 서종민 기자
- 2025-04-08 12:06
산자위 반도체법 충돌… 민주, ‘52시간’ 합의불발땐 패스트트랙 검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8일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 포함 여부가 쟁점인 ‘반도체특별법’의 처리를 둘러싸고 머리를 맞댔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반도체특별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추진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오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반도체특별법을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에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일단 합의된 반도체 산업 지원 부분만 먼저 통과시키자고 맞서고 있다.산자위 민주당 간사 김원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주 52시간 근로 예외조항 때문에 반도체 산업 지원 전반이 막힐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국민의힘과 합의되지 않는다면 해당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지도부에 적극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월 27일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뺀 특별법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가, 고용노동부가 정부 고시로 특별연장근로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면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유보한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을 적용받는 업계의 의견보다 민주노총의 목소리에 끌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국회법상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소관 상임위원회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부의 후 60일 등 최장 330일을 거친 뒤 본회의에서 표결하게 된다. 산자위원장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란 점에서 상임위 일정을 단축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 지정은 국민의힘과 협상을 위한 압박용 카드란 해석이 나온다. 한편 국민연금 ‘구조개혁’ 논의를 위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도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장으로 국민의힘 소속 윤영석 의원, 간사로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과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선임됐다. 이정우·서종민 기자
- 이정우 기자 외 1명
- 2025-04-08 12:04
김문수 사퇴·안철수 출마… 링에 오르는 보수 후보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대선 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대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사퇴했다. 정부가 21대 대통령 선거일을 오는 6월 3일로 확정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서울 광화문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출마를 선언한다.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후 ‘대선 출마를 하는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일단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가적으로 어렵고 또 이를 해결해야 할 책임감도 느껴서 (장관직) 사의를 표명하고 출마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출마선언 시점과 관련해서 “내일쯤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국회에서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안 의원은 이날 광화문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출마 선언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국민 통합과 시대 교체를 위해 역사적 사명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출마선언에서는 “경제와 일상을 복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일소하는 ‘시대교체’가 필요한 때”라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부름을 받고자,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 의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혁신, 미래를 위한 5가지 제언을 발표하면서 첫 번째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이상 과거를 바라보는 검사, 법률가 출신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과 오 시장 등도 조만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정선·서종민 기자
- 윤정선 기자 외 1명
- 2025-04-08 11:55
국힘, 난상토론 경선… ‘흥행’ 잡고 ‘후보 경쟁력’ 키운다 국민의힘은 7일 대통령 선거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했다. 대선 일정에 본격 돌입한 국민의힘은 경선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입심 타격’을 키워드로 잡은 난상 토론을 치르는 경선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황 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다. 판사 출신의 황 위원장은 15∼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대선을 치른 지 얼마 안됐고, 또 조기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아 당헌·당규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개정) 논의는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패한 후 꾸린 비대위 위원장을 맡아 최근 당내 사정에도 밝다.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제 탄핵의 시간은 지나갔다”며 “앞으로 당내에서 탄핵 관련한 서로의 입장과 행보를 놓고 배신, 극우와 같은 과도한 비난을 자제할 것을 진심으로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접고 대선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조기 대선은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세력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했다.국민의힘은 ‘입심’ 경쟁으로 흥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후보 간 1대1 및 다자 토론 등을 통해 승부를 내는 경선 틀을 짜둔 것으로 전해졌다. 2회 이상 예비경선(컷 오프)을 치르고, 그 사이사이 난상 토론을 진행하는 압축적인 경선을 구상 중이다. 종국에는 최종 예비후보 2명이 결선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달 내로 끝내야 하는 일정상 룰(당원 50%·일반 국민 50%) 변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지금 이름이 나오는 후보 공통점은 하나같이 입심이 좋다는 것”이라며 “강점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는, 입식 격투기처럼 경쟁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전했다.후보 난립에 대한 우려를 흥행 요소로 뒤집어 활용하겠다는 면도 있다. 이재명 대표 1강 구도로 굳은 민주당에 견줘 국민의힘의 후보군은 10여 명을 넘나들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전·현직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유정복 인천시장·이철우 경북지사 등 현역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윤상현·나경원·안철수 등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중진이 대선 후보로 꼽힌다.국민의힘은 자체 마련한 스튜디오에서 이들이 벌이는 토론을 실시간 중계하면서 주목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장면은 ‘쇼트폼’(짧은 동영상) 등 2차 콘텐츠로 만들어 온라인 유통까지 활발히 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뜨겁게 달궈져 있는 ‘광장 정치’와 당내 경선 사이 거리를 둬야 한다는 필요성도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는 점도 고려했다. 서종민·이시영 기자
- 서종민 기자 외 1명
- 2025-04-07 11:55
‘反이재명·중도 표심·尹사저정치’… 대선 최대변수 정부가 조기 대통령선거 일자를 6월 3일로 잠정 결정하면서 선거 결과를 좌우할 변수에 7일 관심이 쏠린다. 57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이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개헌안 합의 여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를 통한 영향력 행사,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단일화 여부, 더불어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계 움직임, 20·30세대 및 중도층 표심 등을 승패를 좌우할 5가지 변수로 꼽고 있다.우원식 국회의장이 전날(6일) 긴급회견을 통해 대선 투표와 개헌안 국민 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제안하면서 개헌은 조기 대선 국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여야 주자 중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제외하면 대부분 개헌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4년 중임제를 도입하는 개헌안을 내세웠다.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분권형 대통령제), 김동연 경기지사(임기 단축 후 4년 중임제) 등 비명계 주자가 이미 개헌안을 제시했다.가장 유력한 주자인 이 대표는 개헌에 소극적인 태도다. 지난 20대 대선 때 4년 중임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을 담은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이날도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권력 분산이 핵심인 개헌 논의를 집권 이후로 미루려 한다고 보고 있다.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변수다.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사저에 머물며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로 갈라져 탄핵 책임론을 놓고 다투면 미래 의제와 관련한 정책 논쟁은 실종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대선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에 실패한 가운데 당심을 등에 업은 극우 성향 인사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중도층 공략 싸움에서 고전할 수 있다.‘이재명 일극체제’인 민주당과 달리 대선 후보로만 10여 안팎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국민의힘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경선 흥행’을 통한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이미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준석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여론 주목도를 높여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실패해 중도 확장력이 부족한 인사를 최종 후보로 낸다면 이 의원이 차차기를 노리고 단일화 협상에 응하지 않고 완주를 선택할 수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후보가 많다고 경선이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反)이재명 구호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의원의 행보와 함께 민주당 비명계 주자들의 움직임도 관심을 모은다. 비명계 주자들이 이 대표에게 유리한 경선 방식 대신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경선이 불공정하게 진행된다고 판단한다면 제3 지대에서 합리적 보수 인사들과 연대를 모색할 수 있다. 지난 20대 대선 승패가 0.73%포인트 차이로 갈렸음을 고려하면 제3 지대 후보의 득표율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20·30세대와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무당층의 표심 이동도 차기 대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윤석·서종민 기자
- 나윤석 기자 외 1명
- 2025-04-07 11:49
“與 환골탈태하고, 野 자기반성 필요… 국민통합 함께 나서야”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한국 사회는 둘로 쪼개진 광장의 분열을 치유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약 두 달 뒤 치러지는 조기 대통령 선거를 통해 통합을 이루고, 12·3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대혼란을 대한민국이 한 단계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화일보는 전직 국무총리와 국회의장 등 정치권 원로와 전문가들에게 ‘탄핵 정국’의 수습 방안과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물었다. 이들은 갈등을 종식하는 첫걸음이 윤 전 대통령과 여권 지도자의 ‘승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차기 정부가 상대 진영도 품어 안는 통합에 매진하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에 새 엔진을 달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尹 승복이 통합 출발점”=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 역사에 두 번 죄를 짓는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극렬 지지층의 분노도 달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국민은 얼마든지 헌재 결정에 대해 찬·반 의견을 낼 수 있다. 이 또한 민주주의”라며 “정치권은 양쪽으로 갈라진 여론이 물리적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모두에게 부여된 책무”라고 강조했다.재정경제부 장관과 교육부총리 등을 지낸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일부 종교계 인사가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평화와 화합을 지향하는 종교인들이 진영 갈등을 부추기며 선동하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민주당도 ‘탄핵 정국’ 책임”= 민주당 출신 인사들은 ‘친정’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줄탄핵과 입법 폭주를 감행한 민주당에도 12·3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야당의 폭주 때문에 불가피하게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윤 전 대통령의 논리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면서도 “민주당이 압도적인 제1야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저렇게 ‘일탈’을 해 국민으로부터 최악의 평가를 받았음에도 민주당이 왜 반사이익을 충분히 얻지 못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문희상 전 의장도 “윤 전 대통령 탄핵은 민주당의 성과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다수당으로서 ‘탄핵 정국’을 초래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이 일방적 정치에 대한 자기반성을 해야 대선 국면에서 중도층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극우화 탈피 급선무”= 정치권 원로와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은 우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통해 극우 정당에서 탈피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는 “국민의힘은 100석 이상을 보유한 거대 정당이면서도 ‘유튜브 정치’에 빠지면서 어려운 여건을 자초했다”며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문희상 전 의장은 “노태우·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윤 전 대통령처럼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운영했지만 의회를 존중하며 협치(協治)를 꾀했다”며 “국민의힘은 정부와 국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는 자세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야권에 유리한 선거 환경에서 국민의힘이 대등한 승부를 펼치려면 환골탈태에 가까운 혁신에 성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중권 교수는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TK)을, 세대로는 70·80세대에 한정된 지지층을 넓히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정책 개발을 통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야 극적인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의 외교 성과는 계승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으로서 한·미·일 협력을 통해 ‘외교·안보 리스크’를 확실히 관리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유권자에게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차기 정부, 국민 통합·경제 살리기 과제”=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는 ‘국민 통합’이 꼽혔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 대표는 성찰의 토대 위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까지 품어 안아야 한다”며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이 이뤄지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지지층만을 의식한 ‘정치 보복’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통합을 정치적 용어로 표현하면 ‘관용’”이라고 규정하며 “정치 지도자가 상대 진영에 대한 관용을 통해 둘로 나뉜 국민을 통합해야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사실상의 헌정 중단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한국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서 구해내는 것 역시 한시가 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정세균 전 총리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2025년은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과 추락을 좌우할 중대 기로”라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형 산업에서 다소 뒤처진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부든 진보 정부든 기업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거의 유일한 나라”라며 “극단적인 정치 대립으로 상처를 입은 국민이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개헌 논의 시작해야” vs “여야 공감대 쉽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개헌의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상반된 생각을 드러냈다. 문희상 전 의장은 “1987년 이후 8명의 대통령이 예외 없이 불행한 말로를 맞은 근본적 원인은 제도”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해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내각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회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국민이 ‘국회의원은 뭘 잘했나’라고 반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각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책임총리제’를 대안으로 검토할 만하다”며 “국회에 국무총리 추천권을 부여하고, 국무총리가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중립적 인사로 ‘거국 내각’을 구성한다면 사사건건 대립하는 고질적 병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양승함 전 교수는 “5년 단임제는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 ‘대통령의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원리에 위배된다”며 “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해 국민이 성과를 낸 대통령에게는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선택의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의 간격을 두고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른다면 ‘입법 권력’의 횡포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60일 이내에 ‘속성’으로 진행되는 조기 대선에서 각 진영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인 개헌에 합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임성호 교수는 “탄핵 정국에서 ‘내전’에 준하는 싸움을 한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개헌은 수세에 몰린 정치 세력이 판을 뒤집기 위해 꺼내는 카드였다”며 “사실상 야권이 칼자루를 쥔 상황에서 여당이 개헌안을 제안해도 가장 유력한 주자인 이 대표가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대권 명예교수는 개헌 자체를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9차례나 헌법을 개정했다. 이 정도면 다양한 시도를 충분히 해봤다”며 “완전무결한 정치 체제는 없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제도를 운영하는 인간의 역량과 의지에 달렸다”고 단언했다. 나윤석·민정혜·서종민·김대영 기자
- 나윤석 기자 외 3명
- 2025-04-04 12:23
여권 잠룡들 “딛고 서야”… 야권 주자들 “새 대한민국 열어야” 4일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된 데 따라 조기 대통령 선거 국면을 맞은 여권 잠룡들은 우선 안타까운 심경을 표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큰 만큼, 탄핵심판 결론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를 비판하며 여권 결집으로 당내 경선을 준비하는 쪽도 있다. 야권 주자들은 헌재 결정을 환영하며 조기 대선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고통스럽고 아프지만, 이것을 딛고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 한 전 대표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선 출마 선언의 시점 등 구체적 언급은 탄핵심판으로 어수선한 당 지지층을 다독인 다음 단계라는 의미다.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로서는 당원 투표에서 가능한 한 최대 득표치를 얻기 위한 경선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다른 대선 주자들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탄핵소추안 기각·각하를 주장해 온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분에 충실하면서 업무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주요 주자 중 1위로 나타난 김 장관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시내 집회와 시위 등 안전 대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탄핵심판 ‘승복’을 강조한 오 시장은 사회 갈등 완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기각을 예측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헌재가 법리가 아닌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보수가 새롭게 거듭나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안철수만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다”며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야권이 이 대표가 독주하는 1강 체제로 굳어진 데 대해 중도 확장성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탄핵심판이 졸속으로 진행된 점, 탄핵소추를 밀어붙인 민주당 등 야권을 지적하며 선명성을 부각하는 모습이다.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출마는 대선 지형의 주요 변수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에 대선 후보 자격으로 참석한 이 의원은 비상계엄을 감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을 분명히 해두면서 선거전 준비에 들어갔다.야권의 대선 후보군은 대선 시작을 알리는 입장을 일제히 내놓았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내란수괴는 파면했지만 갈 길이 멀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절박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며 “곧 있을 조기 대선 과정은 분열의 상처를 아물게 할 통합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모두가 이 결론을 받아들이고 통합과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 서종민 기자
- 2025-04-04 12:22
與의원 20여명 선고현장 방청… 野5당은 ‘尹파면’ 장외집회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인용’과 ‘기각·각하’를 외치며 대립했다. 민주당은 장외 집회를 통해 윤 대통령 파면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으로 헌재가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면 대여 총공세를 펼치며 초강경 움직임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당내 의원 20여 명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현장을 방청하기로 하는 등 막판까지 기각·각하 분위기 조성에 힘을 쏟으면서 조기 대통령선거가 열리더라도 ‘반탄(탄핵 반대)파’의 목소리가 당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헌법에 따른 결론은 파면이고 국민의 명령도 파면”이라며 “헌법수호자인 헌재가 내일 헌법 파괴범 윤석열을 주저 없이 파면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당은 범국민대회 직후 ‘윤석열 8 대 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에 참석해 막판 헌재 압박에 힘을 쏟는다.만약 헌재가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민주당은 ‘초강경 대여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지정되기 전 ‘국무위원 전원 탄핵’ 등이 당내에서 거론됐던 만큼 원내·장외를 가리지 않고 이에 버금가는 움직임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했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를 통해 시대에 맞지 않는 87년 체제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내일 헌재 선고 결과 대통령의 직무 복귀로 결정된다면 적극적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심판 결정에 대한 승복을 야당에 촉구했다. 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는 “탄핵이 기각되어도, 인용되어도 사회 갈등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치권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을 통합하는 데 노력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파면된다고 해도 정작 당내 주도권은 반탄파가 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그간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을 감싸며 주류를 형성했고 비판 목소리는 밀려났다. 장외 집회를 통해 기각·각하를 주장해 온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중진을 포함한 의원 20여 명은 탄핵심판 방청도 신청했다. 다만 조기 대선에서 관건은 중도층 민심 확보이기 때문에 반탄파가 빠른 속도로 세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대영·서종민 기자
- 김대영 기자 외 1명
- 2025-04-03 12:05
박근혜 탄핵때보다 더 분열된 여론… “혼란 부른 정치권, 결자해지” 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 때 탄핵 찬성이 상당히 높았던 것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를 두고 여론이 극심하게 엇갈리면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치권 원로와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와도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야의 극심한 대립이 탄핵 사태를 초래한 만큼 정치권이 ‘결자해지’를 통해 분열과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일 통화에서 “각 진영이 유·불리와 관계없이 헌재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선언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불복을 시사해 국민 분열을 부추기면 물리적 충돌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차기 유력주자인 이재명 대표가 기각·각하 결정 시 ‘유혈 사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는 것은 내란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기대하는 결과가 나와야 승복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승복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파를 떠나 국가적 득실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치인은 국민 여론이 갈려도 분열을 끝낼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나라가 어떻게 되든 마음에 안 들면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지닌 지도자는 ‘정치인’이 아니라 ‘혁명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지지자들에게도 승복을 요구해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정치권이 국론 분열을 초래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헌재 선고를 통합과 화합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는 “여야가 지난 20년간 ‘국리민복’이라는 정치의 궁극적 목적을 외면한 채 오직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로마 검투사들처럼 피를 흘리며 싸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도 잘못했으나 야당에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송 교수는 “과거 민주화 운동은 상대를 척결의 대상으로 규정했다면, 민주주의는 화합을 도모하는 정치 양태”라며 “입법 권력을 쥔 거대 야당이 민주화 운동을 하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이해하면서 이번 사태의 발단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재 결정이 나오는 4월 4일은 ‘정치 리셋’과 ‘국민 통합’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치권이 헌재 선고 이후 개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은 “12·3 비상계엄의 교훈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시효가 끝났다는 것”이라며 “개헌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정치 개혁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조기 대통령선거가 열린다면 ‘선(先) 개헌, 후(後) 대선’을 하거나 대선과 개헌안 국민 투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전 교수는 “한국의 무책임한 정치는 5년 단임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윤 대통령은 탄핵안이 설사 기각·각하되더라도 임기 단축 개헌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윤석·민정혜·이정우·서종민 기자
- 나윤석 기자 외 3명
- 2025-04-02 11:48
윤석열도 이재명도 ‘선고 승복’ 공식메시지 없어 오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까지 결과에 대한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 조기 대통령선거가 열릴 경우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방송사 유튜브에서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고만 했지, 공식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헌재 선고 결과에 따라 탄핵 찬반 양측이 격돌하면서 폭력 사태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명확하게 ‘승복’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2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승복’ 여부를 포함한 공개 입장을 내지 않고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7일 법원의 구속취소 후 관저에 머물고 있는 윤 대통령도 ‘차분하게 기다린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지난 2월 19일 “탄핵심판 결과에 윤 대통령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낸 적은 없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탄핵 반대 시위대를 향해 격려·감사 등 메시지를 수차례 내면서 지지층 결집을 유도해왔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선고일에 직접 헌재 대심판정에 출석할지 여부 등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표 역시 공식적인 승복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한 방송사 유튜브를 통해 “승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당연히 승복해야 하고, 승복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치권의 잇단 요구에도 공식적인 승복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 역시 헌재 선고가 늦어지자 ‘유혈 사태’까지 거론하며 탄핵 찬성 시위를 사실상 독려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불복’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반면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여권 후보군으로 꼽히는 잠룡 중 일부는 ‘무조건 승복’을 촉구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헌재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그 결과에 모두 승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대통령·여야·정치권 모두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유승민 전 의원도 “여야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결정이 나오지 않더라도 선고 이후에라도 승복 선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 서종민 기자
- 2025-04-02 11:48
박홍근 “기각땐 불복” vs 윤상현 “野 해산하라” 헌법재판소가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4일)을 지정한 가운데 여야의 발언과 행태는 점점 과격해지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나오든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지 않는다면 ‘불복·저항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왔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불의한 선고에 대한 불복·저항 선언으로 ‘위헌 릴레이’를 멈춰 세웁시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각으로 결정된다면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으로서는 헌재의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과 함께 대대적이고 필사적인 저항에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앞 천막 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을 ‘내란음모죄 현행범’으로 지칭했다. 그는 “국민의힘이야말로 위헌정당해산심판을 받아야 할 정당”이라며 “내란 수괴를 비호하고 극우 폭도에게 폭력을 선동하며 혼란을 부추겨 왔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해도 내란 수괴가 돌아올 방법은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극단적 발언은 국민의힘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이미선 재판관 등의 임기를 자동 연장한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정당 해산’까지 언급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전날(31일) 민주당에서 ‘국무위원 연쇄 탄핵’ 의견이 제기되자 초선 의원 전원과 이재명 대표, 방송인 김어준 씨 등 72명을 내란 음모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나윤석·서종민 기자
- 나윤석 기자 외 1명
- 2025-04-01 12:12
與, 재탄핵시 재판관 지명 필요 vs 野, 한덕수 대행 인선 불가법 발의 여권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2차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인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자를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야권 공세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에서는 헌재 구성을 보수 우위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입법에 들어갔다.여권 고위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한 권한대행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 인선의 필요성을 보고받았고 그 절차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 이전에 후임자를 지명하는 방안이다. 오는 1일 시한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을 거론하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는 가운데, 그 대응책으로 문·이 재판관 후임 인선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도 이날 “인사청문회 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퇴임 15일 전에는 후임자 인선이 진행돼야 한다”며 “관련 작업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되면서, 대통령 몫으로 지난 2019년 4월 임명된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의 후임자 인선 논의도 미뤄져 왔다.후임자 인선 검토는 ‘보수 우위’로 헌재를 재편해두겠다는 의도 또한 깔려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이들이 퇴임한 이후에 나오는 경우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다. 현재 헌재 내에서 보수 성향은 정형식(윤 대통령 추천), 조한창(국민의힘 추천), 김복형(조희대 대법원장 추천) 등 3명의 재판관이 꼽힌다. 여기에 문·이 재판관 후임자 2명을 추가해 5명의 보수 성향으로 헌재를 재편한다는 것이다. 다만 한덕수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헌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 등을 임명하는 소극적 권한만 행사하고 대통령 몫을 임명하는 적극적 권한행사는 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김 의원의 헌재법 개정안과 후임자 없는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안 등 2건을 상정한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국민의힘에서는 18일 이후에 한 권한대행이 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게 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윤 대통령의 복귀 음모와 맞닿아 있고, 제2의 계엄령을 획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제 헌재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초시계까지 들이대며 졸속 심판을 밀어붙이더니 정작 판결은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문 권한대행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헌법재판관 한 사람, 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조속히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 서종민 기자
- 2025-03-31 12:15
진영논리에 빠져 고소 남발… 갈등·혼란 부추기는 ‘정치의 사법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받아 기사회생하면서 사법부 판단이 한국 정치의 판도를 좌우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진영 논리에 사로잡힌 정치권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정치의 사법화’가 갈등과 혼란을 부추긴다고 비판하고 있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 통화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서 1심과 2심이 극명히 엇갈리는 판결을 내놓은 것에 대해 “같은 사안을 놓고 사법부 판단이 ‘널뛰는’ 사례가 이어지면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며 “우리 사회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사법부 판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정치권이 유리한 판결에는 ‘환영’ 메시지를 내고,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도 반복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단히 안타깝고 부끄러운 판결이다. 판사의 판결문인지 변호사의 변론서인지 헷갈렸다”고 했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소를 남발한 검찰의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오락가락하는 판결을 놓고 정치권이 정반대 주장을 펼치면서 국민 분열도 심화하고 있다. 이 교수는 “양극단으로 나뉜 국민은 입맛에 맞는 판결을 근거로 상대를 비방하면서 사회적 분란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사법부가 한국 정치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정치적 회생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지난 3월에는 법원의 구속 취소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선고하면 정국의 향배가 또 한 번 급변할 수 있다.정치의 사법화는 정치권이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상대의 약점을 잡으면 법원으로 달려가는 정치권이 ‘법원’의 포로가 된 형국”이라며 “정치의 본령인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함께 발전시켜온 한국이 정치권의 대립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며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가 맞물리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나윤석·서종민·김대영 기자
- 나윤석 기자 외 2명
- 2025-03-27 12:00
이재명 “尹선고지연 헌정질서 위협 韓총리, 마은혁 임명 이행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조속한 선고를 헌법재판소에 요구하는 동시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기일 신속 지정 촉구 결의안’을 상정하는데, 결의안의 본회의 채택을 위한 전원위원회 개최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3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예정된 유일한 본회의인 27일 외에 하루 더 본회의를 잡아 결의안 채택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을 함께 시도하겠다는 뜻이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은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이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천막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지휘탑이 무너져 혼란과 혼돈 그 자체인데 하루라도 빨리 (상황을) 종식해야 할 헌재가 국민이 납득할 이유 없이 (선고를) 계속 미루는 건 그 자체가 헌정 질서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을 향해 “권한대행에 복귀했다는 것은 지휘와 권력을 회복했다는 뜻이 아닌 책임과 역할을 더 가지게 됐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마 후보자 임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마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이번 주 본회의 채택을 목표로 발의할 예정이다.법사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헌재의 신속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 지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처리한다. 민주당은 결의안을 법사위에서 처리한 후 안건 토론을 위한 전원위 소집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전원위는 상임위원회에서 의안 심사를 마친 안건을 본회의에서 최종 의사 결정하기 전 의원 전원으로 구성하는 ‘본회의 예비적 심사 성격’의 회의체다.민주당은 27일 본회의에서 결의안 제안 설명을 하고, 회의가 끝난 이후 전원위를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본회의장에서 진행되는 전원위를 27일부터 이틀간 이어간 뒤 28일 전원위 종료와 함께 본회의를 열어 결의안 채택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민주당은 전원위 소집에 더해 추가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며 우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27일 본회의에서 보고될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표결하려면 추가 본회의 개최가 필요하다. 김대영·서종민 기자
- 김대영 기자 외 1명
- 2025-03-26 11:56
韓대행 “미국발 관세폭풍 잘 헤쳐나갈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5일 “미국발 ‘통상전쟁’의 여파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며 “통상전쟁 속 국익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다음 주 ‘더티 15’(상호관세 명단)에 한국이 포함되는 상황을 가정, 첫 통상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민관 합동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국민의힘과 27일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통상전쟁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 내부에선 주미대사 출신 ‘미국통’ 한 권한대행이 다음 주까지 ‘통상 이슈 대응’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국정 운영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한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저부터 그간 통상과 외교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발 관세 폭풍을 헤쳐 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전날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 이후 이날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한 권한대행은 전날 주재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외교, 국방, 경제안보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적시에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대통령실 등에 지시했다. 그러면서 “국익과 안보를 위해 필요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 조치들을 지체 없이 이행하고, 이와 관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또 정부와 국민의힘은 27일에는 고위당정협의회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권한대행이 직무 복귀 직후 통상전쟁에 역량을 쏟겠다고 밝힌 것에 맞춰 여당도 해당 사안을 첫 번째 안건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또 경북 산불 확산에 대한 추가 대책도 논의된다.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 직후에는 통상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직무 정지 기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 1회 주재한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자신이 참여하는 통상관계장관회의로 격상하고 이날 처음으로 회의를 연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음 달 2일 미국의 ‘더티 15’에 한국이 지정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이르면 다음 주 회의부터 민간 기업이나 민간 경제단체가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및 안보실 1∼3차장을 포함한 수석비서관들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날 티타임 형식 현안보고를 계기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대통령실의 정책 보좌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손기은·서종민 기자
- 손기은 기자 외 1명
- 2025-03-25 12:00
[단독]與, 한덕수 복귀 후 첫 고위당정 27일 추진…대미 통상·산불 대응 논의 국민의힘과 정부가 오는 27일 고위당정협의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무 복귀를 계기로 당정이 미국발(發) ‘관세전쟁’ 등 각종 현안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25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 복귀 이후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오는 27일 개최하는 일정으로 추진 중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속히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통상 대응과 추경(추가경정예산) 논의에 본격 착수하겠다"면서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삭감했던 재난 대응 예비비 2조 원을 이번 추경에 포함해 국민 안전망을 복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당정이 전날 한 권한대행이 87일 만에 직무에 복귀한 데 따라 전열 재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복귀 당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미국발 ‘통상 전쟁’ 등 대응에 "국익을 확보하는 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겠다"고 밝히고 경북 의성군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당정은 이번 고위당정협의회 안건 역시 이에 맞춰 대미 외교·통상 및 국내 산불 대책을 최우선으로 잡겠다는 계획이다.서종민 기자
- 서종민 기자
- 2025-03-25 11:24
與 “민주 탓 국정 마비… 석고대죄하라”… 野 “韓, 재판관 미임명 사태 해소하라” 여야는 24일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기각 결정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리는 반응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반발했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안이 정략적 탄핵안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은 87일 만인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기각으로 결정됐다.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연쇄 탄핵한 것은 정략적 계산에 따라 한국 행정부와 헌정 질서를 마비시킨 내란 기도의 정점이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각하가 아닌 기각 결정이 나온 데 대해선 “권한대행에 대한 거대 야당의 무제한 탄핵 면허를 부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려면 대통령 기준(200석) 의결 정족수가 적용돼야 하는데, 이번 탄핵안에는 총리 기준(151석)이 적용됐으므로 해당 소추가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이 명확하게 정한 ‘헌법기관 구성’이라고 하는 헌법상 의무를 명시적으로, 의도적으로, 악의를 가지고 어겨도 용서되나”라며 “우리 국민이 판단하실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는 의결정족수 관련 대통령이 아닌 국무총리의 경우 재적인원 과반수가 적법하다고 분명하게 결론 내렸다”며 “재판관 미임명 사태를 해소하고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를 즉시 하라”고 요구했다. 서종민·민정혜 기자
- 서종민 기자 외 1명
- 2025-03-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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