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發 가격부담 어쩌나’… 글로벌 차업계, 생존 위한 눈치싸움[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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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현대차 동결… 폭스바겐은 인상
“차값 최대1만5000달러 오를듯”

美포드, 직원가 할인 ‘틈새공략’

미국이 수입차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과 유럽·일본 등의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장벽에 발목이 묶인 사이에 미국 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자국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로 기선 잡기에 나서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미국 관세 부과로 자동차 평균 가격이 최소 5000달러(약 730만 원)에서 최대 1만5000달러(2200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길 것으로 우려될 만큼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관세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국 판매 차량의 80%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포드는 ‘From America, For America(미국에서, 미국을 위해)’ 구호를 담은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벌이며 대대적인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포드는 오는 6월 2일까지 2024년 및 2025년 모델 차량을 직원가로 판매하는 미국 내 할인 행사를 펼친다. 반면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 2위와 4위를 차지한 토요타·현대차그룹은 가격 동결 방침을 밝힌 가운데, 페라리와 폭스바겐은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미국 외 완성차 업체들은 속속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미국으로 수출하던 SUV ‘로그’ 생산을 미국 현지로 일부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오는 6월까지 2개월간 현재 팔고 있는 차량의 가격을 동결하고 미국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벤츠는 보급형 차종의 미국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미국 내 조립 공장의 근로자 900명을 일시 해고했다.

사재기 여파에 힘입은 반짝 특수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 오토’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약 159만4000대)은 관세 부과를 앞둔 사재기 여파로 전년 동월(약 144만2100대) 대비 10.5%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을 제외한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일본 토요타의 3월 판매량은 23만1335대로 약 7.6% 증가했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14만7792대, 10만9966대를 팔아 13.2%, 9.9% 늘었다.

최지영·이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