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추특권 상실한 尹… 검·경·공, 전방위 수사 속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동시다발적 수사 본격화

‘명태균 공천개입’ 관련자들
대선 후보로 나올 가능성에
檢, 5월 넘기지 않으려할 듯

직권남용 수사도 적극 검토
‘채상병’건은 다소 시간 걸려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소추 특권이 사라지면서 윤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및 재판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자연인이 된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동시다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사실상 6월 3일로 잡힌 차기 대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4월 중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의 윤 전 대통령 및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 대해 “수사 대상자의 신분에 변화가 있어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22대 총선거 등에서 명태균 씨의 요청에 따라 특정 후보 공천을 요구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윤 전 대통령 기소 과정에서 빠진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월 당시 헌법 제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이었던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직권남용 혐의 수사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수사는 이달 중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명태균 사건 관련 인사들이 오는 6월 3일 대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만큼 검찰로서는 5월 이후 관련 수사 진행에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당장 오늘내일 중 소환조사는 불가하더라도 수사가 5월을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은 수사인력 문제 등으로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계엄 관련 남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채 상병 사건 수사를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 상병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팀이 계엄 수사도 담당한 만큼 수사 병행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서울고검에서 검토 중인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재수사 여부 결정도 빨라질 수 있다. 경찰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경호처를 동원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한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한편 계엄 사태 관련 내란 공범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의 재판도 속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경찰 수뇌부의 3차 공판 기일을 열었다. 오는 10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군 관계자들의 공판이 이어진다. 특히 대통령 파면 이후 주요 피고인·증인 진술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정선형·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