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파 엎친데 산불 덮쳐… 발길 묶여버린 ‘지역 관광’

■ 잇단 재해에 여행특수 ‘실종’

전남 방문객 28%·강원 19% ↓
경북·경남 관광소비 130억 줄어

봄꽃 축제 줄줄이 취소·축소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떨어져

광양 = 김대우·창원 = 박영수·영덕=박천학 기자

올해 들어 연이어 발생한 이상 한파와 대형 산불, 구제역 등 각종 재난재해 여파로 지역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대표 봄꽃 축제들이 잇달아 취소·축소되면서 관광객 발길이 줄어든 탓이다.

8일 문화일보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를 확인한 결과, 방문객 수와 관광소비액은 1년 전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지역별 방문객 수와 관광소비액이 각각 28.0%·119억 원 감소했다. 경북은 -22.8%·-132억 원, 경남 -19.7%·-137억 원, 강원 -19.7%·-111억 원 등을 기록, 지역 관광산업 위축이 전국적인 공통 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올해 전남 광양 매화축제 기간(3월 7∼16일) 광양을 찾은 관광객은 37만 명으로 집계됐다. 축제 기간 외 개화 기간(약 3주) 방문객까지 포함해도 63만 명이다. 지난해 축제 기간(3월 8∼17일)에 50만 명, 개화 기간에 100만 명이 방문했던 것에 크게 미달한다. 광양시는 지난해 매화축제로 723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뒀는데, 올해는 경제효과가 약 3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개화 시기가 늦었던 데다 대형 산불과 구제역 등이 맞물리면서 지역 관광산업 전반에 타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전남 구례군의 대표 축제로 연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200억 원에 달하는 구례산수유꽃축제 역시 올해 축제 기간(3월 15∼23일) 방문객이 29만 명에 그쳐 지난해보다 약 6만 명 줄었다. 구례군이 카드사용액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산수유꽃축제 경제 파급효과는 2022년 170억 원, 2023년과 지난해 200억 원으로 증가해 왔으나 올해는 방문객 감소 영향으로 경제효과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막을 내린 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도 영남권 동시다발 산불로 행사를 축소, 관광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이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호탁 진해중앙시장 상인회장은 “할인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바가지요금도 없앴는데 예년보다 손님이 10% 줄었다”고 말했다.

12∼5월이 제철인 대게 주산지 경북 영덕지역은 산불 피해 등으로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영덕지역 수협 대게 위판량은 2022년 138t(68억 원), 2023년 137t(56억 원), 지난해 169t(67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기상 악화 등으로 어획량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이중고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