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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 한인들 “서류 조작 진실 규명” 촉구 어린 시절 해외로 입양됐던 한인들이 허위·조작 서류로 입양되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진실화해위는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신청한 367명 중 56명에 대해 지난달 26일 국가의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들은 나머지 311명에 대해서도 빠른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미국·덴마크·스웨덴 등 11개국에서 입양된 한인들로 구성된 해외 입양인 단체들은 10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67명의 입양인 모두가 조사 결과와 진실규명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입양아 출신 한인 375명은 자신들의 입양 서류가 조작된 의혹이 있어 ‘정체성을 알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2022년 진실화해위에 조사를 신청했다. 진실화해위는 8명의 신청 취소자를 제외한 367명의 입양 기록을 확보해 56명의 사례에서 인권침해를 발견했다. 이들이 입양되는 과정에서 알선 기관들은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적법한 동의 절차를 따르지 않거나 미아 아동을 고아라고 속여 해외로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나머지 311명은 입양 서류와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규명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판단이 지연되고 있다.한분영 덴마크 한국 입양인 진상규명 그룹(DKRG) 공동대표는 “입양 서류와 배경 정보의 부족이 곧 인권침해의 증거”라며 “(오는 11월 종료되는) 2기 진실화해위가 결정하지 못한다면 3기 위원회를 설치해서라도 계속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언·노지운 기자
- 조언 기자 외 1명
- 2025-04-10 11:50
수원 공군기지 도촬 중국인 10대, 전투기 사진만 100장 찍었다 경기 수원 공군기지 인근에서 군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하다 적발된 10대 중국인 2명이 전투기 이·착륙 사진을 무려 100여 장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인이 군사기지 등 보안시설을 찍다 붙잡히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간첩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과태료 등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달 21일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위치한 수원 공군기지 부근에서 DSLR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한 중국인 고등학생 2명을 형사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사건 발생 사흘 전인 지난달 18일 관광비자로 한국에 입국한 이들은 수원 외에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와 충북 청주공군기지에서 전투기의 이·착륙 모습을 무단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중 1명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가 중국 공안(경찰)”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진을 촬영한 동기에 대해 “평소 비행기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대공 용의점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년 새 중국인들이 국내 주요 시설을 몰래 촬영하거나 군사 정보 등을 빼내다 적발된 사례는 5건에 달한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인 유학생 3명이 부산항에 정박하고 있던 미군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촬영하다가 검거됐고, 같은 해 11월 국가정보원 건물을 드론으로 촬영한 중국인이 붙잡혔다. 지난 1월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국제공항을 드론으로 무단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지난달 29일엔 현역 군인을 매수해 한·미 연합 훈련 계획 등을 수집한 중국인이 체포됐다.그러나 이들은 간첩법에 따라 처벌받지 않는다. 이번에 입건된 고등학생들에게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현행 간첩법이 적용 대상을 ‘적국(북한)’으로 한정하고 있고, 대상을 외국 전반으로 넓히는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군사기지법 위반은 처벌 수위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는 반면, 간첩법은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이른다. 지난달 12일 드론으로 정부세종청사를 찍은 30대 중국인 역시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국회에 계류 중인 간첩법을 신속히 처리해 간첩법 적용 대상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운·조언 기자
- 노지운 기자 외 1명
- 2025-04-09 11:57
안창호 인권위원장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 채택 환영” 안창호(사진) 국가인권위원장은 7일 제58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가 전원 합의로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안 위원장은 이번 결의안에 북한으로 강제 추방되거나 송환된 탈북민과 유엔 회원국 국민에 대한 구금을 즉시 해제하고, 강제 노동과 아동에 대한 처벌 등 인권침해 상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상황을 반영해 국제 안보 불안을 야기하는 과도한 무력 사용을 금지할 것을 북한 당국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안 위원장은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오랫동안 계속되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결의에서 촉구한 사안이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와 국제사회와의 건설적인 협력을 통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언 기자
- 조언 기자
- 2025-04-07 15:10
승복파 vs 불복파… 둘로 쪼개지는 보수유튜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하면서 그동안 탄핵 기각·각하를 주장하던 보수 유튜버들이 ‘불복파’와 ‘승복파’로 나뉘어 분열하고 있다. 대다수는 헌재 결정에 불복하며 ‘음모론’을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는 “승복하고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맞서 노선을 두고 세력 싸움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주요 보수 유튜버들의 방송을 살펴보면, 불복파는 헌재가 ‘사기 공학’을 펼쳤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헌법재판관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이어가고 있다. 구독자 156만 명의 ‘배승희 변호사’ 채널은 4일 라이브 방송에서 “헌재가 좌파 사법 카르텔에 휘둘려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 비난하며 “개헌을 통해 헌재는 물론 탄핵 제도까지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라운드씨’는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이 시·도 선거관리위원장 출신이란 사실을 두고 “선관위원장 출신인 재판관들이 선관위에 군대를 보낸 윤 전 대통령에게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며 “‘YOON AGAIN’ 운동으로 윤 전 대통령이 재출마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욱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정형식 재판관이 지난 3월 아들의 결혼식에서 고액의 축의금을 받았다”면서 “정 재판관이 좌파로부터 뇌물과 협박을 받았다”는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반면 승복파는 조기 대선 승리를 다짐하며 지지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보수 진영 ‘스타’로 떠오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는 “보수 우파 (후보가) 승리해야 한다. 승리하기 위해 집회도 해야 하고 청년들도 지원해줘야 한다”며 후원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독자 151만 명의 ‘신인균의 국방TV’ 또한 5일 ‘조기 대선 필승 전략!’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민주주의에는 한 번의 기회가 남았다. 보수 주도로 조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8개의 선거 승리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전 씨를 공개 저격하는 ‘반(反)전한길파’도 등장했다. 이들은 대규모 탄핵집회를 주도해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보수가 재집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독자 162만 명의 ‘신의한수’는 전 씨의 과거 발언을 짜깁기한 영상을 올리며 전 씨에 대한 비난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봉규TV’ 또한 “부정선거 비리를 밝히는 것만이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는 길”이라며 “전한길이 아닌 전광훈을 필두로 나라를 정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수빈·조언·이재희 기자
- 노수빈 기자 외 2명
- 2025-04-07 11:59
“마지막 관람될까 봐”… 청와대 몰려드는 시민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로 파면되면서 차기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로 재이전될 것이란 생각에 청와대 ‘마지막 관람’에 나선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첫 주말인 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1번지 청와대 녹지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본관 앞에는 100∼150m가량의 대기 줄이 늘어서 있었다. ‘청와대 국민 품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구조물 앞에도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시민 최민환(37) 씨는 “청와대가 국민 품으로 온 지 3년 가까이 됐지만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에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다시 닫힌 공간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청와대는 지난 2022년 5월 10일 국민에게 처음 개방됐다. 청와대재단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누적 관람객이 7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설 연휴에는 6만여 명의 관람객이 청와대를 찾았고, 외국인 누적 관람객도 80만 명에 육박했다. 청와대재단 관계자는 “청와대는 녹지 조성이 잘돼 있어 봄철에 꽃구경하러 오는 관람객이 많다”면서 “평소 주말에는 단체 관람객 예약이 50∼60팀 수준이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100팀 가까이 몰렸다”고 설명했다.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오는 6월 3일로 잠정 결정되면서 대통령 집무실을 어디로 둘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짧은 선거기간과 현실성 등을 고려해 현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계속 사용하는 방안, 청와대로 재이전하거나 세종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청와대는 국민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었고, 시설도 전반적으로 노후화돼 있다”면서 “공간 구조 자체가 권위적이고 위계적이라는 비판에다 최근 3년간 개방으로 인한 보안 문제까지 고려하면 대통령 집무실로 다시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재단은 본관, 영빈관 1층, 여민관 1층, 춘추관 1층, 대통령 관저 마당 등 주요 공간만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일부 건물은 여전히 관람객의 접근을 막기 위해 차단선을 설치해 둔 상태다.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 가능성을 두고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서촌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김인혜(56) 씨는 “청와대 시절에는 참모들의 회식 문의가 많았는데 용산 이전 이후로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 “청와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인근 자영업자들에겐 반가운 일”이라고 밝혔다. 삼청동에 20년간 거주했다는 허모(72) 씨는 “대통령이 다시 돌아오면 집회·시위로 동네가 또다시 소란스러워질 것”이라며 “그런 상황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언·노지운 기자
- 조언 기자 외 1명
- 2025-04-07 11:59
尹 파면 소식에… “정의로운 결정” 환호 “민주주의 붕괴” 격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4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기다리던 찬성·반대 시위대의 희비가 일순간 엇갈렸다.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읽어나갈 때 주요 대목마다 함성과 함께 박수를 치던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파면한다’는 주문이 선고되는 순간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감격한 일부 시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반대로 기각·각하 결정을 확신하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순식간에 충격에 빠진 듯 얼어붙었다. 곧 분노와 울분에 찬 고함 소리가 집회장을 가득 메웠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의 차단벽을 발로 차거나 강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선고를 앞둔 이날 아침 헌재 주변은 경찰이 차벽과 차단벽으로 겹겹이 둘러 ‘진공상태’ 수준의 경비를 유지했지만, 인근 안국역 근처에 탄핵 찬반 시위대가 모여들어 새벽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 3일부터 철야농성을 이어왔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들은 송현동 열린송현 녹지광장 앞에서 자리를 지키며 선고 중계를 지켜봤다. 새벽 추위에도 자리에서 그대로 꼬박 밤을 새운 채 돗자리에 앉아 은박지 담요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헌재·광화문·종로 일대에 기동대 110여 개 부대 7000여 명을 투입했다. 관저가 있는 한남동에는 30여 개 부대 2000여 명, 여의도에는 20여 개 부대 1200여 명이 각각 배치됐다.직장인 성유영(34) 씨는 “회사에서 눈치도 보였지만, 사필귀정의 끝을 보기 위해 연차를 쓰고 나왔다”며 “헌재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해 정의로운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늘 장사도 접고 새벽부터 나왔다”는 자영업자 이상희(58) 씨도 “윤석열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는데 이런 상황에서 책임을 묻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 지역에서 농성을 벌이던 탄핵 반대 시위대는 상당수가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일찌감치 넘어간 상태였다. 세력 싸움에 밀리지 않기 위해 나왔다는 직장인 이모(32) 씨는 “기각이나 각하가 나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며 “지금 한국 사회는 자유민주주의가 완전히 붕괴됐다”고 탄식했다.관저 앞에선 한층 팽팽한 탄핵 찬·반 세 대결이 펼쳐졌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전날 광화문광장 철야집회 후 이날 오전 한남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상에서 사회자는 “직무 복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나오는 순간 환영 인사를 하자”며 참가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기대와 달리 재판관 전원일치 인용이 선고되자 대국본 측은 “인정할 수 없다”며 “본격적으로 국민저항권 발동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탄핵 찬성 측 촛불행동이 한남동 일신빌딩 앞에서 연 파면 선고 생중계 집회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이경숙(65) 씨는 “4개월 동안 매일같이 국회와 헌재를 찾아 윤석열 탄핵을 주장해 왔다”며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관저 주변에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교통공사는 오전 9시부터 한강진역 역사를 임시 폐쇄했다. 용산구도 시민들에게 한남대로 인근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재연·김린아·노지운·이재희·노수빈·조언 기자
- 조재연 기자 외 5명
- 2025-04-04 12:16
인권위, 尹 탄핵 선고일 집회에 조사관 투입…인권침해 감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오는 4일 국가인권위원회가 헌법재판소 인근 집회현장에 조사관을 투입해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오는 4일 헌재 인근 집회현장에 조사관을 파견해 인권침해 요소 현장 점검에 나선다. 인권위는 이에 앞서 경찰청, 서울 종로경찰서 등에 인권위 조사관의 모니터링 활동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이번 집회현장 조사단은 총 18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10명이 직접 헌재 주변 집회 현장에 나가 참가자와 경찰 간 충돌과 집회 방해 행위 등 인권침해가 발생하는지 감시할 예정이다.조언 기자
- 조언 기자
- 2025-04-03 16:56
환자 없는데 사이렌 울리고 난폭운전하다 보행자 친 구급차 운전자 구속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환자 없이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다 70대 여성을 쳐 의식불명에 빠뜨린 사설 구급차 운전자가 구속됐다.3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사설 구급대원인 20대 남성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8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고 직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들이받은 뒤 인도로 돌진해 70대 여성 B 씨를 친 혐의를 받는다.경찰 조사결과 A 씨는 환자가 응급차에 탑승하지 않는 상태인데도 사이렌을 울린 채 도로 약 450m를 난폭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상태와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4일 A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조언 기자
- 조언 기자
- 2025-04-03 16:54
‘심판의 날’ 앞두고 끝장대회·철야농성… 탄핵 찬·반단체들 막판 총력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일 탄핵 찬반 양측은 24시간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막판 총력전에 나선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와 대통령 관저 인근에 집결, 밤을 새운 뒤 선고 당일인 4일 오전부터 진행되는 탄핵 기각·인용 촉구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인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탄핵 반대 측 50여 명이 전날 철야농성에 이어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다음 날인 4일까지 24시간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나경원·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등도 이곳에서 당원들과 ‘탄핵 각하’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헌재 정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24시간 농성을 하거나 1인 시위를 하던 윤 대통령 지지자 등은 경찰이 헌재 반경 150m 이내를 ‘진공상태’로 만들자 운현궁 등으로 장소를 옮겼다. 탄핵 찬성 단체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3시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민주노총과 함께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사전대회를 연다.이후 오후 7시부터는 탄핵 심판 ‘끝장 대회’를 진행한다.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세종대로, 종각역, 안국동 사거리를 거쳐 헌재까지 가두행진도 예고됐다. 행진이 끝나면 4일까지 헌재 인근에서 철야농성에 돌입, 선고 생중계를 함께 시청할 계획이다. 촛불행동도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종로구 송현공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예고했다. 두 단체가 경찰에 신고한 인원은 각 10만 명으로 총 20만 명이다.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도 찬반 집회가 이어진다. 자유통일당은 오후 2시부터 관저 인근인 볼보빌딩 앞 1개 차로에서 1만 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국민주권당 등 탄핵 찬성 단체 또한 오후 10시부터 관저 인근인 일신빌딩 앞 2개 차로에 모여 철야농성을 진행한다. 신고 인원은 2만 명이다. 이들은 철야농성을 진행한 뒤 4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는 촛불행동 총집결대회에 합류할 예정이다.광화문에서는 이날 오후 8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이 탄핵 반대 집회를 연다. 4일 오전 이들은 10시까지 모여 함께 탄핵 선고 생중계를 시청할 예정이다.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축인 대통령국민변호인단도 선고 당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할 예정이다. 조율·조언·이재희 기자
- 조율 기자 외 2명
- 2025-04-03 11:50
영덕 어촌마을까지 집어삼킨 화마… “대게잡이 배·수족관도 다 타버려” 영덕=조언·영양=노수빈 기자 “대게는 12월부터 5월까지가 한철인데, 배가 다 불타버려서….”경북 영덕군의 상징과도 같은 대게잡이를 생업으로 하는 영덕읍 노물리 마을. 1일 오전 찾은 이곳은 지난달 25일 산불이 순식간에 덮치면서 말 그대로 폭삭 무너져 내렸다. 주택은 물론 정박돼 있던 선박과 수산창고까지 모두 까만 몰골만 드러낼 뿐이었다. 어촌계장 하중광(72) 씨는 가장 왕성하게 조업에 나서야 할 대게 제철에 폐허가 된 마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 씨는 “언제 다시 바다에 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다”며 “배를 새로 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선박 면허 등록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토로했다. 실제 마을에 있던 대게잡이 어선 상당수가 전소됐다. 수족관도 모두 화재로 망가져 수산물 보관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게잡이는 물론 오징어·가자미잡이 등 모든 조업이 중단됐다.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피해자들은 어부들뿐만 아니다. 이 마을은 맑고 푸른 바다를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블루로드’에 자리하고 있어 주민 대부분이 어업뿐만 아니라 관광업에 종사한다. 횟집과 민박을 운영하는 주민 신모(64) 씨는 “노물리에 나무가 몇 개 없어 불에 탈 일은 없을 거라고 농담 삼아 말해왔는데 바닷가 마을이 이 지경이 되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한참 관광객들이 몰려올 시기인데, 이런 마을에 누가 오겠냐”고 울먹였다. 실제 마을 곳곳에서는 형체 없이 무너진 집들과 뼈대만 남은 창고, 검게 그을린 펜션들이 강한 탄내를 뿜어내고 있었다. 230채 중 170여 채가 불타면서 주민들은 대부분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인근 대피소에서 생활하다 마을을 살피러 온 주민 김모(62) 씨는 “푸르고 반짝이던 마을이 잿더미로 변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영덕군이 매년 8월 개최하는 ‘황금은어 축제’에 은어를 공급하는 양식장도 큰 피해를 봤다. 영덕군 지품면에 있는 황금은어 양식장은 화재로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은어 50만 마리 중 20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 양식장은 영덕군이 한때 멸종위기에 처했던 황금은어를 대량생산하기 위해 2009년 지은 곳이다. 영덕군 오십천 등에서 자라온 황금은어는 예로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되던 진귀한 특산품이었다. 이 양식장 관계자는 “어린 은어가 많이 죽어 축제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최대한 복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조언 기자 외 1명
- 2025-04-01 11:53
괴물산불에 폐허 된 ‘행복고도 600’ 주민… “다 끝났어, 이젠 절망고도” 영양=노수빈·영덕=조언 기자“행복고도 600은 무슨… 이제는 다 끝났어. 절망고도야.”사람이 살기 가장 쾌적한 고도(해발고도 600m)라는 뜻에서 ‘행복고도 600’으로 불리던 경북 영양군 석보면 포산마을. 하지만 지난 25일 산불이 덮친 이후 쑥대밭이 된 이 마을은 절망으로 가득 찼다. 31일 오전 찾은 마을에는 형체도 없이 무너진 집과 철골만 남은 비닐하우스가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전기·수도·통신은 7일째 복구되지 않고 있었다. 주민 정모(68) 씨는 “우리 마을로 올라오는 길이 나무가 많아 산책하기 참 좋았는데, 폐허가 된 마을을 보니 난민이 된 기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나마 집을 지킨 주민들 사정 또한 절망적이다. 농지와 비닐하우스 등까지 타버리면서 생계가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이 마을 9가구 중 유일하게 집이 전소되지 않았다는 임현주(64) 씨는 “다른 사람들 앞에선 입도 뻥긋 못하지만 다 타버린 버섯을 볼수록 암담하고 기운이 빠진다”며 폭 8m, 길이 33m의 비닐하우스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3개월 동안 숙성했다는 송고버섯은 형체도 없이 숯처럼 타버렸다. 임 씨는 “불똥이 튀지 않은 10평짜리 밭에 고추라도 심을까 싶어 주변 계곡과 이웃 마을을 돌며 물을 길어온다”고 눈물을 보였다.주민 6명이 사망하고 마을의 90%가 타버린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또한 과거의 평온한 모습을 되찾기 어려워 보였다. 마을 골목길은 모두 검게 그을려져 있었고, 집과 창고 등은 폭삭 주저앉은 상태였다. 마을의 상징인 115년 역사의 매정교회도 전소해 잔해만 남았다. 전기와 통신이 복구되지 않은 데다 하루에 2∼3번밖에 다니지 않던 마을버스마저 끊기면서 피난 생활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간 일부 주민들은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주민 고영호(91) 씨는 “약 사러 군내로 나가야 하는데 버스가 들어오질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전기가 끊겨 냉골방에서 자고 있다”고 말했다.논과 밭, 육묘장 등도 온전하지 않았다. 불길이 휩쓸고 간 밭에는 거무튀튀한 재만 남았다. 주민 박홍(74) 씨는 “농민들은 노후대비랄 게 없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나이가 70을 넘겼는데 이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슴에 대못이 박힌 것 같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 노수빈 기자 외 1명
- 2025-03-31 11:54
[단독] 화마 덮친 마을 돌며 어르신 찾아내 ‘마지막 탈출’ 영양=노지운·영덕=이재희 기자·안동=조언·의성=김린아 기자역대 최악의 산불이 경북 일대를 덮친 가운데 피해 마을 곳곳에서는 이웃의 생명을 구하고 이재민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평범한 ‘영웅’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고 있다. 경북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에 화마가 덮친 지난 25일 권 씨 부자(父子)는 위험을 무릅쓰고 마을 이웃 5명을 대피시켜 이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원전리에서 15㎞ 정도 떨어진 파천면에 산불이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마을 뒷산에서는 시뻘건 불기둥이 내려앉고 불붙은 나뭇조각이 우수수 떨어졌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주민인 권기현(38) 씨는 자동차를 끌고 가가호호 방문하며 이웃들에게 “불이 코앞까지 왔으니 어서 대피하라”고 외쳤다. 같은 시간 아버지 권오삼(70) 씨도 차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며 미처 대비하지 못한 고령의 노인들을 끝까지 찾았다. 그러던 중 망연자실해 있는 할머니 5명을 태우고 마을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했다. 28일 영덕국민체육센터 임시 대피소에서 만난 아버지 권 씨는 “불이 차 뒤꽁무니를 쫓아와 시속 70㎞로 달렸다”며 “연기가 자욱해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도로에 바람이 얼마나 센지 차가 들썩거릴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권 씨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한 오순자(83) 씨는 “그때 이 사람 차 안 탔으면 죽을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름 모를 이웃 마을 주민 덕에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었다. 안동 지역 이재민 임순희(75) 씨는 “마당과 집이 불타고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어떤 젊은 남자가 차를 끌고 나타나 ‘어르신 얼른 타세요’라고 외쳐 그 소리를 듣고 바로 올라탔다”며 “상황이 급박해 이름도 못 물어보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했다. 생명의 은인이다”고 말했다.한때 3㎞ 앞까지 불길이 몰려왔던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거주민 중 유일하게 남은 류상익(47) 씨는 이날 오전 400년 된 보호수 ‘만세송’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풍산 류씨 겸암공파 29대손이라는 그는 “하회마을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소중한 유산으로, 이곳을 지키는 게 주민으로서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며 “이곳 소방관들이 잠시 쉴 수 있도록 집 안방도 내줬다”고 말했다. 전날 하회마을에서는 지역 청년들로 구성된 ‘안동행복드림’ 회원 10여 명이 자정까지 마을 곳곳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도왔다고 한다.이재민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나누고자 손발을 걷어붙인 시민들도 있다. 이날 영양군민회관에서는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4일째 이재민들과 동고동락하고 있었다. 이옥하 영양군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화재 발생 첫날 밤부터 회원들과 대피소로 달려와 이재민들이 잠을 잘 수 있도록 준비하고 같이 밤을 새웠다”며 “이재민 상당수가 제 이웃이고 아는 어르신들이다. 이분들이 고령인 만큼 거동할 때 일대일로 붙어 부축하고 식사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자신들의 생계를 잠시 접어두고 이재민 돕기에 나선 자영업자들도 있다. 영양군민회관 앞에 푸드트럭을 연 최민우(53)·석유진(60) 씨 부부는 이재민들에게 붕어빵 1000개와 어묵 3000개를 무료로 제공했다. 최 씨는 “이재민들 대부분이 제 손님이고 이웃이다. 열심히 산다고 항상 격려해주셨던 분들인데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재민들에게 숙소를 무료 개방한 안동 시내 숙박업소 사장 김모(58) 씨는 “전 주민 대피령이 떨어지고 남성 두 명이 고령의 할머니를 모시고 오고, 젊은 부부가 아이와 함께 대피하러 왔었다”며 “이럴 때 도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 노지운 기자 외 3명
- 2025-03-28 11:47
여론조사 왜곡·유포 혐의 정봉주, 1심서 300만원 벌금형 22대 총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봉주(65·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2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동식)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 전 의원에게 300만 원을 선고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민주당 강북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경선 당시 적극 투표층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전체 유권자 대상 조사인 것처럼 발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의원 측은 박용진 전 의원을 지지율 14.3%포인트 차로 추격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유포했지만, 실제로 전체 강북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2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방송해 공직선거법에 비춰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본 투표가 아닌 당내 경선에 관한 것인 데다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즉시 삭제돼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비교적 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언 기자 advice98@munhwa.com
- 조언 기자
- 2025-03-28 11:47
인권위, 성전환자 지원 변희수재단 이견 계속…재논의키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성전환자를 지원하는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와 관련해 또 결론을 내지 못해 다음 상임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27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날 오전 상임위를 열고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의결의 건’을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이 안건은 이날까지 4차례 상정됐으나 남규선, 김용원 상임위원 간 의견 차이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 상임위원은 군인권센터가 재단에 자금을 대 독립적 활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로 "재단은 자금 문제에서 센터로부터 독립해 존립할 수 있는 인적결사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안건에 찬성하는 남 상임위원은 "인권위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사단법인 활동을) 허가하는 것뿐"이라면서 "인권 관련 활동의 허가를 또 지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위원이 합의할 경우 안건은 전원위원회로 회부된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안창호 위원장은 안건을 다음 상임위에 상정했다. 군인권센터 등은 지난해 2월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를 발족했고, 그해 5월 인권위에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권위는 내규에 따라 신청을 받은 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20일 이내에 허가 또는 불허가 처분을 해야 하지만, 접수 10개월 넘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언 기자
- 조언 기자
- 2025-03-27 15:56
“단 하나 남은 보물, 꼭 지켜야…” 고운사 석조여래상 급히 이송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안동=조언 기자27일 경북 지역에 6일째 산불이 확산하면서 화마로부터 국가유산을 지키려는 사투도 계속되고 있다. 보물 등 주요 유물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는 ‘이송 작전’이 벌어지는 한편, 방염포 설치와 물 뿌리기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전소된 경북 의성 ‘천년사찰’ 고운사의 유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석조여래좌상(보물)이 이날 오전 경주로 이송됐다. 이 불상은 당초 인근에 위치한 조문국박물관으로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도로가 불길에 막히면서 안동 지역에 임시 보관돼 있었다. 신라 말기(9세기)에 제작된 높이 2m의 불상은 에어캡과 포목으로 여러 겹 감싸인 채 약 135㎞ 떨어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로 옮겨졌다. 김동훈 학예연구관은 “고운사에서 단 하나 남은 보물”이라며 “안전히 이송시켜 꼭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봉정사는 이날 국보 극락전 등 모든 목조 건물에 방염포를 씌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봉정사 관계자는 “스님 3명과 직원 4명, 총 7명이 일단 대피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제발 잘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날 한때 2~3㎞ 앞까지 불길이 근접했던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소방차량과 소방대원들이 배치돼 지속적으로 물을 뿌리고 있다. 하회마을 주민 이상욱(74) 씨는 “어제는 화재가 가까이 다가온 게 실감이 날 정도로 온몸에 하얀 재가 내려앉고 숨쉬기가 힘들었다”며 “하지만 ‘나라도 하회마을 지켜야지. 내가 가면 누가 여기 지키겠어’라는 마음으로 잠시 대피했다 돌아왔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11시 기준 산불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는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 8건에 비해 피해가 두 배 넘게 늘었다. 불에 취약한 고택·수목 피해도 컸다. 국가민속문화유산이자 300년 가까이 된 청송 송소고택, 서벽고택 등은 일부 소실됐고, 사남고택은 전소됐다. 천연기념물인 안동 구리 측백나무숲과 영양 답곡리 만지송에서도 화재 피해가 발생했다. 만지송의 경우 한때 전소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잎의 일부와 동아(겨울눈)만 경미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영양공급 등의 긴급조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 장상민 기자 외 1명
- 2025-03-27 12:07
의원들 1인 시위도 불허… 경찰, 헌재 진공상태 본격 조성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기자회견 등 형태로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경찰이 24일 “어느 시점에서는 (헌재 앞을) 진공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며 의원들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헌재 주변에서 집회·시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런 와중에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오는 25일 또다시 트랙터 상경 집회를 예고하고 나섰다.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선고 당일 의원들이 헌재 앞을 지키면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외 없이 적용하겠다”며 “의원들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헌재 앞에서는 정치인들의 농성자 격려 방문과 1인 시위, 기자회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엔 김정재·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과 이용 전 의원이 1인 시위에 나섰는데, 기자회견을 하러 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말다툼으로 번지기도 했다.박 직무대리는 “헌재 재판 후 주요 시설의 안전 확보, 헌법재판관과 주요 인사의 신변 안전, 찬반 단체 간 대규모 충돌 방지, 인파 관리와 질서유지 등 예측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헌재 정문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폴리스라인이 겹겹이 설치되는 등 경비가 대폭 강화된 모습이었다. 경찰은 행인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출입 용무를 일일이 물었다.한편 서울 도심서 ‘트랙터 시위’를 예고한 전농에 경찰이 제한 통고를 내리자 전농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전농 산하 전봉준투쟁단은 25일 트랙터 20대와 1t 트럭 50대를 동원해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 22일 신고했는데, 경찰은 교통 불편 등을 근거로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다. 전농 관계자는 “과도하게 막아서는 것이 오히려 시민 불편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 인근 카페 점주 김모(42) 씨는 “시위 장기화로 하루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는데, 트랙터까지 오면 피해는 더 커진다”고 토로했다. 조재연·조언 기자
- 조재연 기자 외 1명
- 2025-03-24 12:00
알 수 없는 ‘尹 선고일’… 주말 장외집회 ‘세대결’ 커진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탄핵 찬·반 진영이 또 한 차례 주말 집회에서 세 대결을 벌인다. 1인 시위자, 천막 농성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헌재 주변의 경계도 강화되고 있다.21일 경찰과 시민사회에 따르면 탄핵 찬·반 집회 주최 측은 나란히 오는 22일 대규모 집회를 신고하고 군중 집결을 준비하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자유통일당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탄핵 반대 국민대회를 연다며 집회 인원으로 20만 명을 신고했다. 다른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도 여의도에서 2만 명 규모의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광화문에서 10만 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대국본과 비상행동은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연일 집회와 행진 등을 열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약 4만3000명이, 찬성 집회엔 4만2500명이 운집했다.윤 대통령 선고에 앞서 헌재가 오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을 먼저 선고하기로 하면서 헌재 주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계란이 날아왔던 헌재 정문 건너편은 경찰 차벽으로 가로막혀, 더 이상 집회·시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헌재 정문 앞에서 벌이고 있는 1인 시위나 기자회견은 아직 원천 차단되지는 않고 있다. 헌재 앞에서 천막을 쳐 놓고 노숙 농성을 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오히려 돗자리가 더 늘어나면서 이들이 진을 친 지역도 확대됐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24시간 탄핵 각하·기각 촉구 릴레이 시위를 이어갔다. 조재연·조언 기자
- 조재연 기자 외 1명
- 2025-03-21 11:56
인권위, ‘성전환자 지원’ 변희수재단 허가 결론 못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성전환자를 지원하는 ‘변희수 재단’ 설립 허가 안건을 재상정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인권위는 20일 오전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의결의 건’을 재상정했다. 남규선 상임위원은 회의에서 "인권위 설립 목적과 관련이 있고, 인권 보호와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하는지, 인권위가 설립 허가를 해줘야 하는 사단 법인인지 여부 등을 판단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변희수 하사가 갖는 인권의 상징적인 내용이 있으니 사단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김용원 상임위원은 "(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가) 2025년도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았고, 사무실의 임차인도 군인권센터 대표의 명의로 돼있어 부적절하다"며 "사단법인으로서의 존립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한다"고 반대했다.이에 안창호 위원장은 사무처 직원들에게 자료 보완을 지시했고, 인권위는 해당 안건을 다음 상임위에 재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앞서 지난해 2월 군인권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후 같은 해 5월 인권위에 산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인권위는 내부 규칙에 따라 법인 설립 허가 신청을 받은 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20일 이내에 허가 또는 불허가 처분을 해야 하지만, 이 안건에 대해서는 접수 10개월이 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조언 기자
- 조언 기자
- 2025-03-20 14:24
경찰, 헌재 앞 ‘계란투척자’ 추적 중… 꼼수 ‘1인 시위’ 강제 해산 20일 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다 계란을 맞는 봉변을 당하자 경찰은 시위대를 헌재 100m 이내 집회 통제 구역에 들여보내지 않기로 했다. 1인 시위를 가장한 ‘꼼수·편법 시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 헌재 앞을 ‘진공상태’로 만들겠다는 경찰의 시위대 통제 작전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건너편 인도에서 날아온 날계란에 맞았다. 4차선 도로 건너편에서 날아온 계란은 백 의원의 얼굴을 적중했다. 백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너편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윤 대통령 지지자 50여 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의원들을 향해 계란 대여섯 개와 물병 등을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수사전담팀 구성 및 수사에 착수했다”며 “영상자료 분석 및 투척자 추적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경찰은 이들 시위대에 대해 “물건 투척 등 위험 상황이 발생해 1인 시위의 범주를 벗어났다”며 강제 해산에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붙잡거나 길거리에 앉아 버티기도 했다. 경찰이 헌재 앞 시위에 대해 1인 시위 범위 밖이란 이유로 해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행법상 헌재 등 법원 100m 이내에선 집회가 금지되지만, 그간 시위대들은 1인 시위 또는 기자회견을 명목으로 사실상의 미신고 집회를 열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는 일반 행인 외에 1인 시위자들은 집회 통제 구역에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진입해 시위를 벌이더라도 강제해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고 당일 헌재 100m 이내를 경찰 차벽 등으로 차단해 ‘진공상태’로 만드는 것에 대해 “시점을 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헌재 앞에서 천막·텐트를 치고 농성 중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이동할 것을 설득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재연·조언 기자
- 조재연 기자 외 1명
- 2025-03-20 11:57
선고일 경찰기동대 서울 총집결… 안국역 첫차부터 무정차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지는 날 전국 가용 기동대 인력의 62%인 1만4000여 명을 서울에 배치하기로 했다. 헌법재판소 안팎에 형사와 특공대를 배치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국회·정당 당사·외교시설 등에 대한 보호도 강화한다. 선고 당일 헌재 안팎에서 극렬 시위대의 우발행동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인근 상점·주유소·공사장 등도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19일 경찰에 따르면 선고 당일 전국 기동대 338개 부대 중 210개(62%)가 서울경찰청에 집중 배치될 예정이다. 선고 전날 서울은 가용 경찰력의 50%까지 동원 가능한 ‘을호비상’, 그 외 지역은 30%까지 동원 가능한 ‘병호비상’이 내려진다. 당일엔 전국이 100% 동원 가능한 ‘갑호비상’으로 전환되며, 총 2만여 명의 기동대가 전국에 배치된다. 선고일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비상근무 체제를 조정하거나 해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헌재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치안 유지의 핵심으로 떠오른 만큼, 경찰은 헌재 경내에 형사 등 경찰력을 배치하고 주변에 특공대를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헌재엔 경찰 기동대뿐 아니라 경찰 차량, 질서 유지 장비 등으로 차단선을 구축해 진입 시도를 사전에 차단한다. 이외 국회·정당 당사 등 주요 시설에 대해서도 진입 시도 등 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경찰력을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한다. 서울에서는 국회의사당과 정당 당사, 대통령 집무실·관저, 서울중앙지법·서부지법, 주요 언론사 등이 대상이다. 전국적으로도 대사관저 등 외교시설, 정당 시·도 당사, 의원 지역사무실 등이 경비 대상에 올랐다.헌재 주변 상점들은 판매 물품이나 광고판 등이 자칫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초긴장’ 상태다. 인근 주유소 3곳 중 2곳은 탄핵 선고를 앞두고 개인에 대한 유류 판매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고조되면서 분신 우려도 커져 차량 외 개인에게는 기름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관계 당국으로부터 판매 제한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주요소도 “요청받은 것은 없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상점들도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입간판, 화분 등을 치우는 모습이었다. 인근 공사장들도 선고 당일 공사가 중단된다. 헌재와 가장 가까운 안국역은 첫차부터 무정차 운행하고, 광화문·경복궁·종로3가·종각·시청·한강진역도 역장 판단에 따라 무정차 통과할 수 있다. 조재연·조언·이재희 기자
- 조재연 기자 외 2명
- 2025-03-1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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