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덕수의 지명 자체가 위헌” 재탄핵 카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원내대책회의 박찬대(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재판관 지명에 강력 반발

“선출되지 않은 韓, 월권행위
지명된 이완규는 내란 공범”
최상목 부총리 탄핵 함께 추진
‘全국무위원 탄핵’도 배제못해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한 것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헌법재판관 지명으로 한 권한대행 재탄핵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 움직임에 재차 불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에서 가장 중요한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한 권한대행이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법제처장은 12·3 비상계엄이 실패한 다음 날 안가 회동을 했던 사람”이라며 “내란 공범이고, 죄질이 매우 안 좋다고 국민이 의심하는 사람을 지명했다는 자체가 아직 내란 불씨가 꺼지지 않았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제처장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민정수석 등과 함께 지난해 12월 4일 대통령 안가에서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우 의원은 “한 대행의 이번 지명은 헌법정신을 짓밟는 행위이고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원천 무효이며 그 절차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재탄핵과 관련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법사위에서 청문회 절차를 앞둔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 표결 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설마 했던 한 권한대행이 선을 넘었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헌법재판관 지명은 한 권한대행 재탄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결정”이라며 “안 그래도 한 권한대행을 향한 문제의식이 상당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선출되지 않은 자가 선출된 대통령이나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은 위헌적이고 월권적인 행위라는 데 당내 이견이 없다”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으로 헌법재판소가 7명 체제를 갖추면 공백이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한 권한대행이 있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에 관한 헌재의 판단을 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상 초유의 ‘헌법재판관 탄핵’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민주당이 ‘국무위원 전원 탄핵’ 등의 초강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