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여사 소환조율 이르면 다음주 출석

■ 尹부부 ‘공천개입 의혹’ 수사

檢 ‘대면조사’ 방침 두차례 통보
불소추 방패 사라진 尹도 부를 듯
金측 “조율 아닌 의사전달 정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자연인’ 신분이 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불소추특권이 사라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측과 일정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수개월이 걸린 것에 비해 빨리 소환 일정이 잡힐 전망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달 중 주요 인물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칠 가능성이 크다. 5월까지 수사가 이어질 경우 6월 3일 대통령선거에 공천개입 의혹 수사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김 여사 측은 “일정 조율이 아니라 의사전달 정도”라며 정식으로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사팀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전에 김 여사 측에 검찰청사로 나와 대면 조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두 차례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여사에게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이른바 ‘황금폰’(휴대전화와 USB) 포렌식을 통해 나타난 통화 내용에 대해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통화에서 김 여사는 “당선인(윤 전 대통령)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그냥 밀으라고(밀라고) 했다”고 말했는데, 검찰은 이를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3억752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81차례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지난해 4·10 총선에서도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명 씨 측은 김 여사가 지난해 2월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김 전 의원에게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선형·이후민·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