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90일 유예”… 증시 대폭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오락가락’ 트럼프… ‘어리둥절’ 장관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게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한 상황을 설명한 뒤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가운데) 재무장관은 심각한 표정으로 안경을 만지작거리고 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팔짱을 낀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사람들이 좀 불안해 하더라”
발효 13시간 만에 전격 발표
中에 대한 관세 125%로 올려

나스닥 12%·S&P 9% 급반등
코스피 2400선 회복하며 등락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신병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 중 중국을 제외한 나라의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단 보복조치로 맞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올렸다.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불과 13시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발표에 미국 증시는 24년 만에 최대 폭등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며 “반대로 75개국 이상에 대해서는 90일간의 (국가별 상호) 관세 유예 및 상당히 낮춘 10%의 (기본) 상호관세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달리 다른 국가들이 상호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과 접촉한 사실과 미국에 대해 보복조치에 나서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난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면서 “내가 어젯밤에 보니까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라고 말해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했음을 시사했다. 또 “나는 유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뉴욕 3대 지수는 기록적 수준으로 급반등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57.06포인트(12.16%) 폭등한 17124.9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7.87%,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9.52% 급등했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도 수직 상승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01.43포인트(4.42%) 급등한 2395.13에서 시작해 이후 24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코스피·코스닥에선 매수 주문 폭주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 대만 자취안 지수 역시 장 초반 9% 급등하며 강세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