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폭등 앞서… “매수하기 딱 좋은 시점” 트럼프 힌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상호관세 90일 유예 소식에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폭등한 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식 거래자가 환하게 웃으며 거래 주문을 넣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오전 SNS 글…오후 관세유예
나스닥 24년만에 최대폭 상승

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0일간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묻지 마’ 매수가 몰리면서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전 “지금이 매수하기 딱 좋은 시점”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관세 유예에 대한 힌트를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62.86포인트(7.87%) 뛴 40608.4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4.13포인트(9.52%) 급등한 5456.90, 나스닥종합지수는 1857.06포인트(12.16%) 폭등한 17124.97에 장을 마쳤다. 이날 랠리는 여러모로 ‘역대급’이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001년 1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고, 역대 두 번째로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하루 최대, S&P500지수는 2008년 이후 하루 최대의 상승 기록을 각각 수립했다.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기술 업종이 14.15%로 최대 상승 폭을 그렸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5.33% 치솟은 198.85달러(28만8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시가총액도 2조9879억 달러로 불어나며 3조 달러 선 탈환을 눈앞에 뒀다.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2392억 달러) 시총 1.6배인 3970억 달러의 시총을 늘린 애플은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던 시총 1위 자리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 관세 피해가 큰 것으로 지목됐던 테슬라 주가도 22.69% 폭등했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주가 역시 각각 11.98%, 9.88%, 14.76% 급등해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이들 7개 대형 기술주의 시총은 1조8600억 달러가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장 직후 트루스소셜에 “침착해라, 모든 게 잘될 것이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고 발전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4분 뒤 “지금은 매수하기 딱 좋은 시점”이라는 글을 추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의 하락을 막아준다는 의미의 ‘트럼프 풋(Put)’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