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10번 치고 받고… 막장 치닫는 美·中 ‘관세 난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권호영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 美 대중관세 125%로 상향

中 대미관세 84% ‘보복에 보복’
美, 타국 관세유예 中과 전면전
中, 희토류 통제·위안화 절하 등

“우리가 더 해야 한다 생각안해”
트럼프, 협상 가능성도 내비쳐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에만 미국이 두 차례, 중국이 한 차례 상대국을 향한 관세율을 올리며 미국의 대중 관세는 125%, 중국의 대미 관세는 84%에 달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며 중국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일 태세다. 중국 역시 희토류 통제, 위안화 절하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104%에서 125%로 올린다고 밝힌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난 그들에게 ‘보복하면 관세를 두 배로 하겠다’고 말했고 그래서 중국에 그렇게 한 것이다. 중국은 보복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경솔하게 보복을 결정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좌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9일에만 양측은 세 차례 관세 공방을 주고받았다. 먼저 미국이 이날 0시 1분부터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 34%에 추가 관세 50%를 부과해 총 104%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곧바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50% 부과를 예고해 대미 관세는 총 84%가 됐다. 그러자 중국을 포함한 수십 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13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중국에 대해 21%의 추가 관세를 곧바로 부과했다. 중국은 10일 낮 12시 1분(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 1분)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84%의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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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상호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한 뒤 중국은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복 대응을 하면서 치열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월 미국이 두 차례에 걸쳐 총 20%의 관세를 부과했을 때만 해도 중국은 미국산 석탄 및 LNG, 닭고기와 밀 등 일부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며 확전을 자제했지만 지난 2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중국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며 중국과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과 더불어 미 기업을 겨냥한 각종 제재 조치와 희토류 통제, 위안화 절하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9일 중국은 관세 인상과 함께 미 군수기업 6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 또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가공 희토류를 국영 대기업만 생산하도록 제한해 희토류 통제를 더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 여행 자제령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추가 제소하면서 “심각한 우려와 단호한 반대”를 표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중 관세 추가 인상에 대해 “우리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내 친구이고 나는 그를 좋아하며 존경한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