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관 합동으로 자동차업계 3조원 긴급지원[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 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 (2) 흔들리는 금융 시장

정책금융 2조 늘려 13조 →15조
현대차·기아, 협력사에 1조 지원

미국의 25% 관세 조치에 따라 대미 수출 직격탄을 맞게 된 자동차·부품업계에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3조 원의 유동성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보조금 확대, 4단계 자율주행차 판매 승인 등으로 내수를 자극해 업계의 매출 유지를 지원하고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 등 새로운 판로 개척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동차 생태계 강화를 위한 긴급 대응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경영 위기에 몰린 자동차 산업에 2조 원의 긴급 정책금융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당초 13조 원이던 정책금융 규모는 15조 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자동차·기아도 이에 호응해 금융권·정책금융 기관과 함께 1조 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조성해 협력사의 대출·보증·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내수를 자극해 업황 유지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제조사 할인 금액에 연동하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 종료 시점을 올해 상반기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한다. 특히 정부는 제조사 할인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에 700만 원 이상 구간을 신설, 매칭 보조금 지원 비율을 80%로 정했다. 안전성 인증을 거친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 판매 허용, 자율주행 통합기술 로드맵 및 미래차 부품산업 기본계획(2025∼2029) 등의 대책도 마련됐다. 수출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사우스 등 신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에콰도르 등과 타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조기 발효하고 멕시코와의 FTA 협상 재개를 추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닦는다.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관은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법령, 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며 “업계 등 이해관계자와 협조해 관세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관세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