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관세·방위비 ‘패키지 협상’ … 루비오 미 국무, 내달 방한

한덕수 대행 訪美 가능성 열어둬
“美와 관세 조정이 최우선 목표”

美, 추가관세 더해 中에 104%

권승현 기자,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르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방한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전날(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르면 다음 달쯤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침을 갖고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일본 등을 방문했으나 한국은 찾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 추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한 권한대행 중심으로 한국과의 협상을 본격화하겠다는 미국 측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한 권한대행의 방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관세 조정이 아무래도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권한대행과도 28분간 통화했다. 한·미 정상 간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두 분이) 공감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등 경제·안보 패키지 협상에 돌입한 상황에서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팀에 국가별로 맞춤형 관세 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하기 위해 이날 방미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알래스카 LNG 개발과 조선 협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9일 0시 1분(현지시간·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부터 한국에 대한 25% 상호관세를 비롯해 전 세계를 겨냥한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34%에 추가 관세 50%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관세는 기존 20% 추가 관세까지 더해 총 104%에 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