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협상국 된 한국… 경제·안보 총망라 ‘한미 빅딜’ 나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미국 간 통상본부장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8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직후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세 줄다리기’ 본격화

비관세장벽·알래스카 LNG에
조선협력·방위비 분담도 논의

트럼프, 한덕수 대행과 통화서
“1기때 수십억달러 군사비 지불”
통상본부장 “조선·LNG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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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한국이 세계 각국과 관세 협상에 나서는 미국의 최우선 협상 상대가 되면서 양국 간에 본격적인 관세 협상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스톱 쇼핑’ 발언처럼 양국 간 협상은 상호관세에 비관세 장벽, 알래스카 LNG 구매 및 가스관 합작사업, 조선 협력, 방위비 분담금 등 경제와 안보를 총망라한 사안이 모두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대미 무역 흑자 폭이 크고 동맹 관계인 한·일을 대상으로 한 협상을 다른 나라와의 협상 기준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큰 만큼, 쉽지 않은 협상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 통화 후 SNS에 협상 테이블에 무역 및 관세와 무관한 사안도 같이 올릴 것이라면서 “‘원스톱 쇼핑’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이 막대하다(big time)고 표현했다. 또 집권 1기 때 수십억 달러(Billions of Dollars)의 군사 비용(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했다고 썼다. 대선 기간 자신이 집권하고 있었다면 한국이 방위비로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를 지불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개별 협상은 그 나라의 시장, 수출, 미국의 수입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독특한 것이 돼야 한다”며 미군의 주둔 및 비용 역시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관세와 무역 협상이지만 그것은 모든 나라에 ‘원스톱 쇼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관세를 지렛대로 각국의 비관세 장벽, 안보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협상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레빗 대변인은 “상호관세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도 계속 부과될 것이며 미국은 수조 달러의 수입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25%는 9일 0시 1분(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부터 부과되기 시작했다.

이날 미국을 찾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의 핵심 사항으로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양국 간 무역수지 문제를 꼽았다. 그는 LNG 개발과 조선 협력을 두고 “(이 2건은) 우리가 경쟁력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충분히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협의를 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알래스카 개발 협력과 조선 협력을 내세워 상호관세와 자동차를 비롯한 품목별 관세의 세율을 낮추고, 최소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 대우를 받도록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 개발 사업이 한국과 일본, 대만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