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코스피 지분 31%로 ↓… 심리적 저항선 근접[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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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 (2) 흔들리는 금융 시장

관세시행 이후 연일 매도폭탄
코로나 폭락 당시보다 규모 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엑소더스’(대탈출) 흐름이 코로나19 때보다 큰 것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자유무역이라는 세계 경제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도 심리적 저항선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수출 중심 한국 경제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판단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세가 심상치 않다.

9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하루 4% 이상 발생한 코스피 지수 폭락 주요 사례는 4건으로 파악된다. 폭락일을 포함, 일주일(5거래일)간 발생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규모는 지난 7일 상호관세 충격에 따른 증시 대폭락이 6조3845억 원으로 가장 컸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 코스피 지수가 하루 사이 8.39% 떨어진 지난 2020년 3월 19일(3조9779억 원)이 두 번째로 순매도 규모가 컸는데 최근 순매도 규모는 이를 1.6배나 웃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해 8월 5일 발생한 ‘블랙먼데이’(2조262억 원), 미·중 무역 전쟁과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상 이슈가 겹친 2018년 10월 11일(1조7598억 원)을 크게 넘어선다.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도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지분보유 비율은 31.83%로 나타났다.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이 31%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8일 이후 약 20일 만이다.

통상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은 31% 선까지 떨어진 뒤 반등하는 경향이 많아 시장에서는 31%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도 압박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지난 2009년 기록한 29.3%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0여 년간 구축돼 온 자유무역이란 ‘국제레짐’(International regimes)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과 비할 수 없는 시장 충격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